데이텀 피쳐를 참조하면 공차영역의 자유도가 제한된다. 평면서피스를 데이텀 피쳐로 하나 참조하면 3차원 공차영역은 평면 위에 놓인 것처럼, 둘을 참조하면 직선 위에 놓인 것처럼, 셋을 참조하면 한 점에 놓인 것처럼 움직인다. 즉, 데이텀 피쳐를 하나씩 참조할 때마다 공차영역이 놓인 공간의 차원이 하나씩 내려간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기하학의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도형마다 가질 수 있는 자유도가 다르고, 공간마다 줄 수 있는 자유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도형과 공간을 차원으로 나누어 각각의 자유도를 살펴보고, 둘을 합쳐 DRF(데이텀 참조 프레임)의 자유도와 연결해 볼 것이다.
도형
도형은 기하학에서 다루는 대상이다. 도형은 대상 그 자체를 말하기도 하고 그 둘레 같은 경계를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삼각형은 속이 꽉 찬 삼각형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세 변의 모임을 가리키기도 한다. 도형은 「머릿속에 그려 볼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형의 기본요소
도형의 기본요소는 점, 선, 면이다.

점
점은 0차원 도형이다. 크기라는 개념이 없는 가장 단순한 도형이다. 두 선이 만나는 교차점으로 점을 정의하기도 한다.
선
선은 1차원 도형이다. 무수히 많은 점이 끊김 없이 이어져 이루어진다. 선은 휘어 있는지에 따라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 곧은 선 | 곡률이 0인 선 | 직선 (↔) | 양방향으로 무한히 뻗은 선 |
| 반직선 (→) | 한 점에서 한쪽으로 무한히 뻗은 선 | ||
| 선분 (—) | 직선 위의 두 점과 그 사이의 점으로 이루어진 유한한 선 | ||
| 곡선 | 곡률이 0이 아닌 곳이 있는 선 |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나선 등 | |
면
면은 2차원 도형이다. 면에는 평면도 있고 곡면도 있다. 원통의 옆면처럼 휘어 있어도 넓이만 있고 두께가 없으면 면이다. 평면 위에 그린 도형, 즉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도형은 따로 평면도형이라고 한다. 다각형(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등), 원, 부채꼴, 타원이 평면도형이다.
도형은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실제로 그릴 수 없는 4차원 이상의 대상도 도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서는 평면 위에 있는 평면도형과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에 있는 입체도형만 다룬다.
엄밀하게 따지면 점, 선, 면은 그릴 수 없다. 아무리 작은 점이라도 크기가 있고, 아무리 가는 선이라도 폭과 두께가 있고, 아무리 얇은 면이라도 두께가 있기 때문이다. 점, 선, 면은 머릿속에만 있는 이상적인 요소다.

점, 선, 면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입체뿐이다. 우리가 손에 쥐는 부품도, 도면을 보고 만들고 재는 대상도 언제나 입체다. 그 입체조차 수학적으로 완벽한 입체도형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한다.
그런데도 점, 선, 면을 함께 다루는 이유는 기하공차가 이 이상적인 요소로 말하기 때문이다. 데이텀은 「수학적으로 완벽한 요소(점·선·면)」다. 위치공차가 통제하는 홀의 중심축도 홀 안에 실제로 그어져 있는 선이 아니다. 홀의 서피스에서 끌어낸 이론적인 선이다. 슬롯의 중심평면, 진직공차가 보는 서피스의 선분요소도 마찬가지다. 실제 입체를 이해하고 평가하려면, 그 입체에서 끌어내는 점, 선, 면부터 알아야 한다.
이제 이 이상적인 요소로 생각을 이어가 보자. 점이 모이면 선이 되고, 선이 모이면 면이 되고, 면이 모이면 입체가 된다.

차원에 따른 구분
도형은 차원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점은 0차원, 선은 1차원, 면은 2차원, 입체는 3차원 도형이다.

도형의 예시
평면 위에 그린 도형은 평면도형, 면으로 둘러싸여 부피가 있는 3차원 도형은 입체도형이라고 부른다. 평면도형은 평면공간(2차원 공간)에 있고, 입체도형은 입체공간(3차원 공간)에 있다.
| 구분 | 정의 | 예시 |
|---|---|---|
| 평면도형 (2차원 도형) |
길이와 너비만 있는 도형, 평면 위의 도형 | 삼각형, 사각형, 원 |
| 입체도형 (3차원 도형) |
길이, 너비, 높이(또는 깊이)가 있어 부피를 가지는 도형 | 정육면체, 원기둥, 구, 각기둥, 각뿔, 원뿔, 반구 |
그렇다면, 곡선은 1차원 도형일까? 2차원 도형일까?
곡선은 1차원 도형이다. 곡선은 점이 움직인 자취다. 방향은 바뀌어도 길이만 있고 두께나 넓이는 없으므로 차원이 올라가지 않는다. 원의 둘레, 포물선, 나선 모두 1차원 곡선이다. 다만 도형의 차원과 그 도형이 놓인 공간의 차원은 다를 수 있다. 평면 위에 그린 곡선은 2차원 공간에 놓인 1차원 도형이고, 공간에서 휘감기는 나선은 3차원 공간에 놓인 1차원 도형이다.
도형은 이론적으로 n차원 공간에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3차원까지만 살펴본다.
도형의 자유도
도형을 3차원 공간에 놓으면 자유도가 생긴다. 3차원 공간은 병진자유도 3개(x · y · z)와 회전자유도 3개(u · v · w)를 제공한다. 하지만 도형의 형상에 따라 그중 의미 있는 자유도가 달라진다. 돌려도 모양과 자리가 그대로인 회전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크기가 유한하고 가장 단순한 도형으로 생각한다. 선은 선분, 면은 평면 조각, 입체는 대칭이 없는 일반 형상이다.

점은 크기가 없어서 어느 방향으로 돌려도 그대로다. 그래서 회전자유도 3개는 의미가 없고, 병진자유도 3개만 남는다. 선분은 자기 자신을 축으로 돌리면 그대로이므로 회전자유도 1개가 의미가 없다. 그래서 병진자유도 3개와 회전자유도 2개가 남는다. 평면 조각과 입체는 6개의 자유도를 모두 갖는다.
이 기준은 다른 도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선처럼 휘어 있는 곡선은 어느 축으로 돌려도 모양이 바뀌므로 회전자유도 3개를 모두 갖는다. 반대로 구는 점처럼 병진자유도 3개만, 원통은 선분처럼 병진자유도 3개와 회전자유도 2개만 갖는다.
공간
앞에서는 도형이 3차원 공간에 있을 때의 자유도를 살펴보았다. 도형이 더 낮은 차원의 공간에 있다면 그 공간이 제공하는 자유도만큼만 움직일 수 있다.
점공간은 0차원, 직선공간은 1차원, 평면공간은 2차원, 입체공간은 3차원 공간이다.

점, 선, 면과 달리 공간은 실제로 있다.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공간은 언제나 3차원 하나뿐이다. 직선 위에만 있는 세상이나 평면 위에만 있는 세상을 따로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낮은 차원의 공간은 무엇일까? 따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3차원 공간에서 어떤 방향의 움직임이 막힌 상태라고 보면 된다.
책상 위의 스마트폰으로 생각해 보자. 손에 들어 허공에 띄우면 스마트폰은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고 돌 수 있다. 입체공간에 있는 것과 같다. 책상 위에 내려놓으면 책상 면을 따라 밀거나 제자리에서 돌릴 수만 있다. 평면공간에 있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폭에 꼭 맞는 홈에 넣으면 홈을 따라 한 방향으로만 밀 수 있다. 직선공간에 있는 것과 같다. 스마트폰 모양대로 꼭 맞게 파인 자리에 넣으면 더는 움직일 수 없다. 점공간에 있는 것과 같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비유다. 스마트폰은 입체라서 점공간이나 직선공간, 평면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 놓인 공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3차원 공간이고, 달라진 것은 움직일 수 있는 방향뿐이다. 3차원 공간에서 움직임이 막혀 낮은 차원의 공간과 같은 자유도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각 공간이 제공하는 자유도는 다음과 같다. 점공간은 자유도를 제공하지 않는다. 직선공간은 직선을 따라 움직이는 병진자유도 1개를 제공한다. 평면공간은 평면 위에서 움직이는 병진자유도 2개와, 평면에 수직인 축을 중심으로 도는 회전자유도 1개를 제공한다. 입체공간은 x · y · z 방향의 병진자유도 3개와 x · y · z 축을 중심으로 도는 회전자유도 3개를 제공한다.

도형과 공간의 관계
이제 각 차원의 도형을 각 차원의 공간에 놓아 보자. 원리는 두 가지다.
첫째, 도형은 자신보다 낮은 차원의 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선은 점공간에 존재할 수 없고, 면은 직선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곡선처럼 휘어 있는 선은 같은 차원인 직선공간에도 존재할 수 없다.
둘째, 도형이 가질 수 있는 자유도는 도형 자신이 가진 자유도와 공간이 제공하는 자유도 가운데 둘 다 허용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선분은 혼자서 병진자유도 3개와 회전자유도 2개를 갖지만, 평면공간에 놓이면 평면 위로 움직이는 병진자유도 2개와 평면 안에서 도는 회전자유도 1개만 남는다.

점은 어느 공간에나 존재할 수 있다. 점은 처음부터 회전자유도가 없으므로, 공간이 주는 병진자유도만큼만 움직인다. 점공간에서는 움직일 수 없고, 직선공간에서는 직선을 따라 1개, 평면공간에서는 평면 위로 2개, 입체공간에서는 3개의 병진자유도를 갖는다. 평면공간이 주는 회전자유도 1개는 점에게 의미가 없다.

선분은 점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길이가 있어 한 점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직선공간에서는 직선을 따라 미끄러지는 병진자유도 1개만 갖는다. 평면공간에서는 평면 위로 움직이는 병진자유도 2개와 평면 안에서 도는 회전자유도 1개를 갖는다. 입체공간에서는 병진자유도 3개와 회전자유도 2개를 갖는다. 자기 자신을 축으로 도는 회전은 어느 공간에서도 의미가 없다.

평면 조각은 점공간과 직선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넓이가 있어 점이나 직선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평면공간에서는 평면공간이 주는 자유도를 그대로 갖는다. 병진자유도 2개와 회전자유도 1개다. 입체공간에서는 6자유도를 모두 갖는다.

입체는 입체공간에만 존재할 수 있다. 부피가 있어 점, 직선, 평면 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입체공간에서 입체는 6자유도를 모두 갖는다. 앞의 스마트폰처럼 입체가 낮은 차원의 공간과 같은 자유도를 갖는 것은, 그 공간에 들어갔기 때문이 아니라 3차원 공간에서 움직임이 막혔기 때문이다.
위 그림들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도형과 공간 | 점공간 | 직선공간 | 평면공간 | 입체공간 | |
|---|---|---|---|---|---|
| 자유도 0개 | 병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2개 회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3개 |
||
| 점 | 병진자유도 3개 | 자유도 0개 | 병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2개 | 병진자유도 3개 |
| 선분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2개 |
존재할 수 없음 | 병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2개 회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2개 |
| 평면 조각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3개 |
존재할 수 없음 | 존재할 수 없음 | 병진자유도 2개 회전자유도 1개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3개 |
| 입체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3개 |
존재할 수 없음 | 존재할 수 없음 | 존재할 수 없음 | 병진자유도 3개 회전자유도 3개 |
표를 보면, 6자유도를 다 가진 도형이라도 낮은 차원의 공간에 놓이면 그 공간이 제공하는 자유도까지만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RF의 자유도와 연결하기
도형과 공간의 자유도가 중요한 이유는 DRF의 자유도 개념과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차영역은 대부분 3차원 입체다. 진원공차는 단면마다 2차원 공차영역을 정의하지만, 이 공차영역이 서피스의 모든 단면에 쌓이면서 결과적으로 서피스 전체를 감싸는 3차원 공차영역이 된다. 단면마다 따로 적용되어 함께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3차원 공차영역은 입체공간에서 병진자유도 3개와 회전자유도 3개를 갖는다. 하지만 피쳐 컨트롤 프레임(Feature Control Frame, 이하 FCF)에서 데이텀 피쳐를 참조하면, 데이텀 피쳐가 공차영역의 자유도를 제한한다.
평면서피스 셋을 차례로 참조하는 경우를 보자.
1차 데이텀 피쳐로 평면서피스 하나를 참조하면, 그 평면의 법선 방향 병진자유도(z) 1개와 회전자유도(u · v) 2개가 제한된다. 공차영역에는 평면 위로 움직이는 병진자유도 2개(x · y)와 법선을 축으로 도는 회전자유도 1개(w)가 남는다. 이것은 평면공간이 제공하는 자유도와 같다. 즉, 3차원 공차영역이 평면공간에 놓인 것처럼 움직인다.
2차 데이텀 피쳐로 첫 번째 평면에 수직인 평면서피스를 참조하면, 이 평면은 혼자서라면 병진자유도 1개(y)와 회전자유도 2개(u · w)를 제한한다. 하지만 u는 이미 1차 데이텀 피쳐가 제한했으므로, 새로 제한되는 것은 y와 w뿐이다. 이제 제한된 자유도는 병진자유도 2개와 회전자유도 3개이고, 공차영역에는 병진자유도 1개(x)만 남는다. 공차영역이 직선공간에 놓인 것처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3차 데이텀 피쳐로 나머지 방향의 평면서피스를 참조하면 마지막 병진자유도(x)까지 제한된다. 공차영역은 점공간에 놓인 것처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따라서 평면서피스를 데이텀 피쳐로 하나씩 참조할 때마다 공차영역이 놓인 공간의 차원이 하나씩 내려간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형상의 데이텀 피쳐는 이렇게 딱 맞지 않는다. 원통서피스를 1차 데이텀 피쳐로 참조하면 축 방향 이동과 축 둘레 회전이 남는데, 이것은 네 공간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앞에서 스마트폰을 책상에 내려놓고, 홈에 넣고, 꼭 맞는 자리에 끼운 것과 같다. 3차원 공차영역의 모양은 그대로지만, 움직임은 평면 위의 면처럼, 직선 위의 선처럼, 점공간의 점처럼 바뀌는 것이다.
마치며
도형은 자신이 가진 자유도와 공간이 주는 자유도가 함께 허용하는 만큼만 움직인다. 평면서피스를 데이텀 피쳐로 차례로 참조하는 일은 공차영역이 놓인 공간을 한 차원씩 좁혀 가는 일이다.
공차영역이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데이텀이 정한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만들어진 부품의 형상과 이론적으로 완벽한 형상을 나누고, 면의 유형에 따라 어떤 기하공차를 쓸 수 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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