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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로서의 GD&T

기하공차(GD&T)를 자유롭게 정의하고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ASME Y14.5을 기반으로 작성된 자료입니다.
체계로서의 GD&T(기하공차체계)

체계로서 GD&T를 살펴보기 전에 사용하는 용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GD&T가 등장하기 전과 GD&T가 등장한 후에 용어의 처지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먼저 전통적으로 공차를 정의하는 방법인 치수에 공차를 정의하는 방법만을 사용하는 체계를 치수공차체계, D&T라고 하고, 새로운 방법인 피쳐에 기하학적으로 공차를 정의하는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체계를 기하공차체계, GD&T라고 하자. 치수에 공차를 정의된 공차를 치수공차라고 하고, 피쳐에 정의된 공차를 기하공차라고 하자. 보통 GD&T와 기하공차를 혼용하지만, GD&T는 체계를 의미할 때 기하공차는 공차를 의미할 때로 구분하여 사용하겠다.

치수? 공차? 치수공차?

기하공차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모든 공차는 치수공차로만 정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공차를 굳이 치수공차로 부를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모든 공차는 치수공차로 이해되었고 모든 "치수공차"를 "공차"로 불렀다. 또한 일반공차를 적용하여 대부분의 치수는 공차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치수"와 "공차"도 구분할 필요가 적었다. 결국 "치수", "공차", 치수공차"를 마구 섞어서 사용해도 모두 비슷한 의미로 소통되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하공차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하공차는 이들을 개념적으로 완전히 분리하여 사용한다. 따라서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용어들을 대충 섞어서 사용하는 상황은 기하공차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 따라서 이들을 먼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먼저 치수는 이론적인 형상을 기술한다. 보통 숫자 자체를 치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치수는 이론적인 형상을 기술하는 것이고 이론적인 형상을 기술하는 도구로 숫자를 사용한 것일 뿐이다. 흔히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노미널 치수"라고 하고 형상의 어떤 이론적인 기준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통하는데, 이를 지칭하는 딱 들어맞는 한국어가 없다. 치수는 보통 숫자로 표현되지만 그것의 의미는 형상의 이론점이 되는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치수 자체는 이론점을 기술할 뿐 공차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보통 도면의 타이틀 블록 등에서 일반공차를 정의함으로써 치수는 공차를 포함하게 된다. 이는 일반공차를 정의했기 때문에 공차가 치수에 포함하게 된 것이지 치수 자체가 공차를 포함하고 있어서는 아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치수에 공차가 포함되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치수", "공차", 치수공차"를 계속해서 혼용하게 된다.

기하공차와 치수공차

기하공차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모든 공차는 치수공차였기 때문에 공차로 부르든 치수공차로 부르든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하공차가 등장하면서 치수공차와 기하공차를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생겨났다. 치수공차를 공차로 부르면 기하공차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수에 공차를 정의하는 방법으로 정의된 공차는 치수공차로 피쳐에 공차를 정의하는 방법으로 정의된 공차는 기하공차로 구분하여 부르기로 하자. 이를 구분하여 부르면 두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혼동없이 소통할 수 있다. 공차는 치수공차의 다른 말이 아니라 치수공차와 기하공차를 모두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GD&T와 D&T

 

GD&T를 기하공차로, 기하공차를 GD&T로 혼용하여 사용한다. 하지만 명확한 소통을 위해 GD&T는 체계를 나타내는 용어로 기하공차는 공차를 나타내는 용어로 구분하여 사용하기로 하자. 왜냐하면 공차를 정의할 때 D&T에서는 항상 치수공차만 사용하지만 GD&T에서는 항상 기하공차만 사용하지 않는다. 사이즈 치수의 공차를 정의할 때는 치수공차로 정의한다. 따라서 체계를 나타내는 GD&T와 공차를 나타내는 기하공차를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도면은 GD&T로 작성될 수도 있고 D&T로 작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GD&T로 작성하는 것인지 D&T로 작성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는 있다. D&T는 모든 공차를 치수공차로 정의하는 체계를 따르는 것을 말하고 GD&T는 사이즈 공차를 제외한 모든 공차를 기하공차로 정의하는 체계를 따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GD&T로 작성된 도면에서 위치치수에 치수공차가 정의되어 있다면, 이는 D&T로 해석해줄 것이 아니라 도면이 잘못 작성된 것이다. GD&T체계에서는 위치치수의 공차를 치수공차로 정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GD&T는 위치치수를 치수공차로 정의했을 때 생기는 모호함을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것으로 위치치치수의 공차를 치수공차로 정의하고 이를 D&T의 방법대로 해석해 서는 안된다. 

 

체계로서의 GD&T

GD&T는 기하공차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공차를 정의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과 선행적으로 정의될 필요가 있는 용어, 심볼, 작성규칙들을 포함하는 체계이다. 기하공차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GD&T 체계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언어에 문법체계가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올바르게 언어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문법을 따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올바르게 기하공차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GD&T 체계를 따라야 한다. 체계가 복잡하면 사용자가 사용하기 어렵다. GD&T 체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몇 가지 중요한 개념을 바탕으로 돌아간다.

 

직접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이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꽤 그럴 듯 해 보이고, 초보자가 그리기 어려워 보인다. 맨 처음 그린 그림이 레몬이다. 레몬 그림을 그리는 데는 2시간정도 걸렸다. 가장 단순하지만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먼저 체계부터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 레몬 그림을 그리고 나니 체계는 간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레몬을 스케치를 한다. 다음으로 레몬의 적절한 색을 칠한다. 다음으로 다른 색상으로 약간의 질감을 표현한다. 다음으로 빛을 사용해 명암을 표현한다. 단계별로 나누어보니 그렇게 어려워 보지 않는다. 다른 그림들도 다 마찬가지로 그렸다. 좀 더 복잡해지고 있지만 단계는 비슷하다. 스케치를 하고 색상을 입히고 텍스쳐를 주고 빛을 반영한다. 그림을 계속 그릴수록 체계가 잡혀가고 그림 그리기가 점점 쉬워진다.

 

GD&T도 마찬가지이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 하나 나누어 보면 복잡하지 않다. GD&T 체계는 애초에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GD&T 체계를 반영한 결과물이 복잡해보일 뿐이다. GD&T를 계속 다뤄볼 수록 체계가 잡혀갈 것이고 점점 더 쉽게 기하공차를 정의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GD&T는 언어이다. 모든 언어는 사용하는 만큼 는다. 당연히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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