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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공차 기초

기초 #06 사이즈 피쳐의 이해 1 : 사이즈 피쳐의 기본 개념과 특징

GD&T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사이즈 피쳐'다. 하지만 사이즈 피쳐를 이해하지 못하면 GD&T 전체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사이즈 피쳐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사이즈 피쳐란 무엇인가?

사이즈 피쳐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사이즈 공차가 정의된 피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크기를 가진 형상이 있는 것만으로는 사이즈 피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드시 사이즈 공차가 정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부품에 홀이 있다고 해보자. 이 홀이 단순히 그림으로만 그려져 있다면 이는 사이즈 피쳐가 아니다. 하지만 도면에 ‘10±0.1mm'처럼 사이즈와 사이즈 공차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면, 그때야 비로소 사이즈 피쳐가 된다.

 

사이즈와 치수를 구별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일상에서 '사이즈’라는 말을 보통 모든 종류의 치수에 쓴다. "각도 얼마야?"라고 물어볼 때도 "사이즈 얼마야?"라고 말하기도 하고, “거리 얼마야?”라고 물어볼 때도 “사이즈 얼마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GD&T에서는 이렇게 사용하면 안 된다.

 

크기 치수 = 사이즈 ()

각도 치수 = 사이즈 ()

위치 치수 = 사이즈 ()

 

GD&T에서 '사이즈'는 오직 형상의 크기, 즉 길이나 직경과 같은 크기 치수만을 뜻한다. 각도나 위치(거리)를 나타내는 치수는 사이즈가 아니다. 이렇게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각도나 위치는 치수공차가 아닌 기하공차로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이즈 피쳐의 대표적인 형태들

사이즈 피쳐는 크게 4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보겠다.

 

먼저 파인 형태의 피쳐가 있다. 드릴로 뚫은 원형 홀이나 밀링으로 파낸 사각형 홈 같은 것들이다. 이런 형태는 안쪽에는 재료가 없고, 바깥쪽에는 재료가 있다. 버니어 캘리퍼로 측정할 때는 상단의 안쪽 측정 집게를 사용해야 한다.

 

반대로 돌출된 형태의 피쳐도 있다. 선반으로 깎아낸 원통형 축이나 밀링으로 만든 돌출부 같은 것들이다. 이런 형태는 안쪽에 재료가 있고, 바깥쪽에는 재료가 없다. 버니어 캘리퍼로 측정할 때는 상단의 바깥쪽 측정 집게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특별한 경우가 있다. 긴 홈 형태인 슬롯은 홀처럼 안쪽에 재료가 없지만, 양쪽 끝이 막혀있지 않고 열려있다. 반대로 레일이라고 부르는 돌출된 형태는 축처럼 안쪽에 재료가 있지만, 양쪽 끝이 다른 서피스와 연결되어 있다.

 

내피쳐와 외피쳐로 구분하는 방법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서피스 피쳐는 재료를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계선을 기준으로 안쪽에 재료가 있는지 없는지 보는 것이다.

 

경계선 안쪽에 재료가 없으면 '내피쳐'라고 부른다. 홀이나 슬롯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피쳐들을 측정할 때는 캘리퍼의 안쪽 측정용 집게를 사용한다. 홀 안에 캘리퍼를 넣어서 내부 사이즈를 잰다.

 

반대로 경계선 안쪽에 재료가 있으면 '외피쳐'라고 부른다. 핀이나 레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피쳐들을 측정할 때는 캘리퍼의 바깥쪽 측정용 집게를 사용한다. 핀 외부를 캘리퍼로 감싸서 외부 사이즈를 잰다.

 

사이즈 피쳐가 특별한 이유

그렇다면 왜 사이즈 피쳐가 중요할까? 사이즈 피쳐는 일반적인 서피스(표면)와는 다른 특별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사이즈 피쳐는 사이즈 공차만으로 모양을 동시에 통제한다. 이것을 GD&T에서는 'Rule #1'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홀의 직경에 공차를 주면, 그 홀이 찌그러지지 않고 어느 정도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자동으로 포함된다.

 

두 번째로, 사이즈 피쳐는 서피스뿐만 아니라 중심축 같은 중심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만약 홀이 있다면 그 홀의 중심축을 통제할 수도 있고, 그 홀의 중심축을 기준으로 다른 피쳐들의 위치를 통제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 사이즈 피쳐는 재료가 가장 많을 때와 가장 적을 때의 조건을 활용해서 공차를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을 MMC나 LMC라고 부르는데, 이는 나중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사이즈 피쳐의 기본 형태

사이즈 피쳐는 3가지 기본 형태가 있다.

 

 

너비형 피쳐는 두 개의 평평한 면이 서로 평행하게 마주보고 있는 형태다. 이런 피쳐는 두 면의 중간에 있는 중심평면을 중심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키홈이나 가이드 레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통형 피쳐는 가장 흔한 형태로, 원형 홀이나 원통형 축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피쳐는 중심축으로 중심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볼트 홀이나 샤프트가 이런 형태다.

 

구형 피쳐는 공처럼 둥근 형태다. 이런 피쳐는 중심점으로 중심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볼 베어링의 볼이나 구면 조인트 부분에서 볼 수 있다.

사이즈가 아니라 재료의 양이 중요한 이유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GD&T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사이즈 자체가 아니라 '재료의 양'이다.

 

왜 그럴까? 실제로 부품들을 조립할 때를 생각해보자. 홀에 핀을 끼워 넣는다면, 홀이 작고 핀이 클수록 조립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홀이 크고 핀이 작을수록 조립하기 쉬워진다. 여기서 핵심은 절대적인 사이즈가 아니라 얼마만큼의 재료가 조립을 방해하느냐 하는 것이다.

 

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홀이 작아질수록 홀 주변의 재료는 더 많아진다. 홀이 커질수록 주변 재료는 적어진다. 핀의 경우는 반대다. 핀이 커질수록 핀 자체의 재료가 많아지고, 작아질수록 재료가 적어진다.

 

바로 이런 이유로 GD&T는 단순히 '크다, 작다'가 아니라 '재료가 많다, 적다'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립성을 예측하고 관리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마무리

사이즈 피쳐를 이해하는 것은 GD&T 전체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개념이다.

 

핵심만 정리하면 이렇다. 사이즈 피쳐는 사이즈 공차가 정의된 특별한 형태다. 내피쳐와 외피쳐로 구분되며, 각각 캘리퍼의 다른 부분으로 측정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라 조립을 위한 재료의 양이다.

 

이런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놓으면, 앞으로 배울 MMC, LMC, 그리고 더 복잡한 GD&T 개념들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