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F란?
FCF부터 읽어라 — 기하공차 도면 앞에서 헤매지 않는 단 하나의 원칙
GD&T는 언어이다.
언어를 하려면 먼저 단어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GD&T를 하려면 먼저 피쳐 컨트롤 프레임(Feature Control Frame, 이하 FCF)를 알아야 한다.
천 피스 퍼즐을 맞출 때를 생각해보자. 박스 앞면에 있는 전체 그림을 생각해보면서 퍼즐을 맞춰나간다. 하지만 한 번에 하나의 퍼즐만 맞출 수 있다. 모든 퍼즐을 공중에 던져 한번에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퍼즐 무더기 속에서 퍼즐을 집어들고, 올바른 자리를 찾는다. 올바른 자리를 찾지 못하면 퍼즐 무더기 속에 가지고 있던 퍼즐을 집어넣고 다른 퍼즐을 집어든다.
퍼즐을 맞추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퍼즐 하나를 집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집중한다. 집어든 퍼즐과 박스 앞면의 그림을 비교해가면서 퍼즐의 올바른 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생각은 흩어지고, 결국 그만두게 된다. 끝까지 집중한 사람만이 천 피스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
퍼즐이라면 퍼즐 하나를 집어들면 된다. 책이라면 첫 장부터 읽으면 된다. 노래라면 처음부터 들으면 된다. 하지만 그림이라면 어떠한가? 왼쪽 귀퉁이부터 봐야 하나? 가운데부터 봐야 할까?
도면 앞에서 헤매는 이유
도면을 이해하려고 도면을 본다. 한 번에 하나만 읽을 수 있다. 도면 전체를 한꺼번에 이해할 수는 없다. 도면에 표기된 것 중 하나를 보기 시작한다. 의미를 생각해 본다. 의미를 모르겠다. 다른 부분을 보기 시작한다. 보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되면, 일단 덮어두고 다른 것을 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도면의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면서 도면을 보는 행위를 계속한다. 그리고 매우 조금 이해하고서 마치 모두 이해한 것처럼 행동한다.
도면을 읽으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부터 읽을지 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읽어야 할까?
FCF부터 읽는다.
FCF부터 읽는다. FCF는 피쳐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도면에 있는 FCF 중 하나를 정해 읽는다. FCF가 지시하고 있는 피쳐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FCF에 있는 정보를 확인한다. 피쳐의 어떤 특성을 통제하고 있는지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통제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FCF를 읽은 다음에는 통제 기준으로 삼고 있는 데이텀 피쳐를 도면에서 찾는다. 동일한 문자로 식별된 데이텀 피쳐 심볼을 찾으면 된다. 데이텀 피쳐 심볼이 지시하고 있는 피쳐가 앞서 읽은 FCF가 지시한 피쳐를 통제할 때 기준으로 사용할 피쳐가 된다.
데이텀 피쳐도 다른 피쳐와 마찬가지로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통제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읽을 것은 데이텀 피쳐가 어떻게 통제되고 있는지 데이텀 피쳐를 규제하는 FCF이다. 데이텀 피쳐를 규제하는 FCF도 앞서 읽은 FCF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내용의 정보를 포함한다. 어떤 특성을 통제할지 얼마나 통제할지 무엇을 기준으로 통제할지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
FCF 안에 담긴 네 가지 정보
FCF를 읽을 때는 네 가지를 차례로 확인한다.
첫째, 통제 대상이다. FCF의 지시선이 가리키는 피쳐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이때 서피스 피쳐를 통제하는지, 사이즈 피쳐를 통제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피스 피쳐를 통제할 때는 표면 요소를, 사이즈 피쳐를 통제할 때는 중심 요소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둘째, 통제 목표다. FCF의 첫 번째 칸에 있는 심볼이 목표를 나타낸다. 직선에 가깝도록 통제하는지, 평면에 가깝도록 통제하는지, 특정 위치에 가깝도록 통제하는지가 심볼만으로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셋째, 통제 정도다. FCF의 두 번째 칸에는 공차영역이 정의된다. 공차영역의 형상과 크기가 허용 편차의 범위를 결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표기된 값이 ±값이 아니라 허용 편차의 전체 크기라는 것이다.
넷째, 통제 기준이다. FCF의 세 번째 칸 이후에 데이텀 피쳐가 참조된다. 이 데이텀 피쳐에 의해 공차영역의 자세와 위치가 확정된다. 기준 없이 자세나 위치를 정의할 수는 없다. 데이텀 피쳐가 있어야 비로소 공차영역이 어디에,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가 결정된다.
출발점이 있어야 방향이 생긴다
도면을 읽는 것은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 한 번에 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다. 하나를 집어 들고, 그것에 집중하고,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도면 전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GD&T는 언어다. 단어의 의미를 모르면 문장을 읽어도 뜻을 알 수 없다. FCF는 그 언어의 단어이고, 문장이다. FCF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 도면이 전달하는 설계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