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공차 초급

초급 #10 서피스와 피쳐 - 존재와 의미

윤선임 2025. 6. 23. 17:09

기하공차는 피쳐를 통제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피쳐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피쳐는 서피스이며, 기하공차는 서피스를 통제한다. 하지만 서피스와 피쳐는 서로 개념이 다르다.

 

서피스는 이미 존재하는 것.

 

서피스는 기하공차로 통제하기 전에도 이미 존재한다. 부품은 서피스로 이루어진다. 서피스는 부품의 물리적 외형, 즉 부품에 존재하는 표면을 말한다. 부품을 설계하거나 부품을 제작하고 나면 서피스, 즉 부품의 “외형”은 저절로 생긴다. 서피스는 부품이 생겨나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생긴다. 심지어 실제로 제작하기 전에도, 검사를 하기 전에도 서피스는 존재한다. 하지만 서피스가 어떤 목적이 있는지는 서피스 존재만으로는 알 수 없다. 단순히 “존재”하고 있는 서피스는 의미가 아직 없다.

 

피쳐는 서피스에 의미가 부여된 것.

서피스는 존재에 해당한다. 서피스는 부품의 외형으로 항상 존재한다. 반면 피쳐는 본질이다. 서피스가 먼저 존재하고 그 서피스에 의도와 목적이 부여되어야 피쳐가 된다.

 

피쳐는 서피스의 의미가 정해져야 생긴다. “이 부분은 다른 부품과 맞닿는 서피스이다.” “이 부분은 나사가 조립되는 홀이다”라는 서피스의 의미를 기하공차로 표현한다. 이렇게 의미가 정해지면 서피스는 피쳐가 된다. 기하공차는 서피스가 어떤 목적이 있음을,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표현한다. 서피스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형태적 요건을 기하공차로 통제한다.

 

만약 서피스에 역할이 없다면 통제할 필요가 있을까? 역할이 없다면 통제할 필요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다.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쳐는 어떤 목적이 있는 서피스이고, “이 부분은 어떤 기능을 수행한다”라고 의미가 부여된 서피스이다. 그 의미를 기하공차로 소통한다.

 

부품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하기 위해 기하공차로 통제하는 것이다. 원래 물건은 만들기 전에 목적(본질)이 정해져 있고, 그 목적을 위해 물건을 만든다. 어떻게 쓰겠다라는 목적이 먼저 있고 부품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부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품이 제대로 쓰이는 것을 보장하지 못한다. 기하공차는 부품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부품이 제대로 쓰일 수 있게 하기 위해 피쳐를 기하공차로 통제한다. 그렇게 통제되었을 때 피쳐는 의미대로 사용될 수 있다. 의미를 소통하기 위해 기하공차를 정의한다.

 

의자 예시

‘의자’를 예로 이 개념을 이해해보자. 의자를 만들면, 의자의 외형은 저절로 생긴다. 아직 의자를 의자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알 수 없다. 의자의 외형(서피스)은 의자를 만듦과 동시에 생긴다. 하지만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자가 어떤 형태적 요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의자는 의자가 아닐 수 있다. 의자의 앉는 면(특정 서피스)이 지면에 수직이거나 의자의 앉는 면이 없으면 외형(서피스)는 있지만, 앉는 기능(피쳐)는 없는 의자가 되어버린다. 결국 그 의자는 의자가 아닌 것이 된다. 따라서 어떤 외형이 존재하는 것과 필요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별개다. 부품의 서피스도 마찬가지이다. 겉보기에 목적한 대로 사용될 것으로 보여도 실제로 목적한 대로 사용될 수 없도록 부품이 만들어졌다면, 그 부품은 필요가 없다. 


 

서피스는 설계 전에도 제작 전에도 검사 전에도 늘 존재한다. 

 

피쳐는 의미와 기능이 부여되어야 존재한다. 서피스는 ‘무엇’이냐 묻기 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피쳐는 그 ‘무엇’에 어떤 기능을 부여해야 존재하는 것이다.

 

기하공차 도면을 볼 때 FCF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FCF는 어떤 피쳐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사실 이 FCF의 정보에서 읽어내야할 가장 중요한 정보는 어떤 이유로, 어떤 목적으로 피쳐를 그렇게 통제하는가이다. FCF에 표기된 정보는 결과다. 이 피쳐가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이렇게 통제해야 한다라고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를 FCF에 나타낸 것이다.

 

피쳐의 의미를 기준이 되는 피쳐로 정하고 싶다면, 데이텀 피쳐 심볼을 사용하여 데이텀 피쳐를 지시한다. 이는 해당 피쳐는 기준의 의미가 있음을 나타낸다.

두 종류의 피쳐

이제 서피스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피쳐는 의미가 부여된 서피스라고 서피스와 피쳐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서피스와 피쳐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서피스와 서피스 피쳐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서피스는 이미 존재하는 것인 반면에 서피스 피쳐는 의미가 부여된 서피스이다. 서피스 피쳐는 서피스 자체에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서피스 자체가 아니라 서피스에 의해 생기는 어떤 것이 의미가 있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 의미가 있느냐에 따라 통제해야 하는 요소가 달라진다.

 

서피스의 무엇이 의미있는지에 따라 피쳐는 두 종류로 구분된다. 서피스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경우에는 서피스 피쳐이고, 서피스 자체가 아니라 다른 것이 의미가 있는 경우 사이즈 피쳐라고 한다. 서피스 피쳐는 서피스 자체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서피스의 표면요소를 통제요소로 한다. 반면 사이즈 피쳐는 서피스 자체보다는 서피스에 의해 생기는 중심요소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중심요소를 통제요소로 한다.

서피스는 그 의미에 따라 서피스 피쳐가 될 수도 있고, 사이즈 피쳐가 될 수도 있다. 이 중 무엇이냐에 따라 통제해야 하는 요소가 달라진다. 따라서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피스 피쳐는 표면요소를 통제

서피스 피쳐는 피쳐가 기능함에 있어서 서피스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이 사용된다. 서피스 피쳐는 보통 부품의 외형을 결정하거나 다른 부품과 맞닿는 서피스가 예가 된다. 서피스는 서피스 자체가 기능적으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서피스의 표면요소를 통제한다.

 

사이즈 피쳐는 중심요소를 통제

사이즈 피쳐는 피쳐가 기능함에 있어서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여 사용된다. 다른 부품이 내부로 들어오거나 다른 부품의 내부로 들어가서 기능한다. 보통 사이즈 피쳐는 무언가가 들어오거나 어딘가에 들어가서 사용된다. 사이즈 피쳐는 서피스 자체가 아니라 서피스에 의해 생성되는 중심요소가 기능적으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서피스의 중심요소를 통제한다.